케이트라나다가 혼자 춤추는 법

케이트라나다가 혼자 춤추는 법

케이트라나다(Kaytranada)가 처음으로 혼자 앨범을 냈다. 'Ain't No Damn Way!' 피처링 아티스트가 한 명도 없다. 재밌는 건 타이밍이다. 모두가 콜라보에 목매는 시대에 혼자 서기를 택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feat. 누구누구"가 붙어야 조회수가 나온다고 속삭인다. 스포티파이는 협업 플레이리스트를 권한다. 그런데 케이트라나다는 혼자다. NME는 "

By 주중몽크
왜 갑자기 다들 F1 F1 하는가

왜 갑자기 다들 F1 F1 하는가

카페에서 옆 테이블 대화가 들린다. "주말에 F1 봤어?" 인스타그램엔 모나코 그랑프리 스토리가 넘쳐난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막스 페르스타펜 하이라이트를 추천한다. 이상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F1은 아무도 안 보는 스포츠였다. 케이블 깊숙한 곳에 숨어있던, 유럽 부자들이나 보는 그런 거였다. 그런데 왜 갑자기 20대가 샤를 르클레르를 안다고 하고, 30대가

By 주중몽크
목표는 버그, 시스템이 정답 - 팔굽혀펴기 1개의 철학

목표는 버그, 시스템이 정답 - 팔굽혀펴기 1개의 철학

스콧 애덤스는 목표 설정이 사기라고 주장한다. "10kg 감량" 같은 목표를 세우면 뭔가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지만, 실은 미래의 나에게 숙제를 떠넘긴 것뿐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계속 실패자고, 달성한 순간 목표는 사라진다.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는 평생 실패자로 살다가 잠깐 성공했다가 다시 실패자가 되는 구조 속에 갇혀 있다. 그래서

By 주중몽크
열정은 쓰레기다 - 36번 실패한 만화가의 고백

열정은 쓰레기다 - 36번 실패한 만화가의 고백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회사원을 그리는 만화가가 있다. 안경 쓴 엔지니어 딜버트는 매일 무능한 상사에게 시달리고, 의미 없는 회의에 참석하며, 영혼 없는 큐비클에서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이 만화를 그리는 스콧 애덤스(Scott Adams)는 정작 이렇게 말한다. "저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36번 사업에 실패한 사람의 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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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너드(unnud)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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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사용자 수백 명으로 시작한 레딧

가짜 사용자 수백 명으로 시작한 레딧

2005년 여름, 버지니아 대학 기숙사. 두 명의 컴퓨터 과학도가 음식 주문 앱 아이디어를 들고 보스턴으로 향했다. SMS로 피자를 시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다. 당연히 거절당했다. 그런데 Y Combinator의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이 이상한 제안을 한다. "인터넷의 프론트 페이지를 만들어보는 게 어때?" 12,000달러. 지금 환율로 1,500만원 정도.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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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고기 사이에 숨은 500년의 각주

불과 고기 사이에 숨은 500년의 각주

미국인들이 바베큐를 할 때마다 콜럼버스를 기념하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6세기 카리브해 원주민의 ‘바르바코아’에서 시작된 이 요리법이 지금은 텍사스 남자들의 자존심이 되었으니, 문화 전파라는 게 참 신기하다. 원래 바베큐는 생존 기술이었다. 고기를 오래 보존하려면 훈제를 해야 했고, 나무 구조물 위에서 천천히 익히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By 주중몽크
조직을 씹어먹고 나온 사람들

조직을 씹어먹고 나온 사람들

창업가들의 이력서에는 보통 이런 스토리가 숨어 있다. 전 직장에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나왔다는 식으로 포장하지만, 실제로는 그 조직에서 가장 잘 나가던 사람들이다. 실적으로 압도하고, 퍼포먼스로 증명하고, 내부 경쟁에서 이기고.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표를 던진다. 베인 컴퍼니의 탄생이 정확히 이런 케이스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에서 1970년대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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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릿 프롬프트 중독증

템플릿 프롬프트 중독증

ChatGPT가 등장한 후 가장 흥미로운 부업이 하나 생겼다. 프롬프트 템플릿 판매업. "마케터를 위한 157가지 프롬프트", "블로거 수익 10배 늘리는 프롬프트 모음집", "ChatGPT로 부업하는 프롬프트 대전집" 같은 상품들이 온라인 마켓에 넘쳐난다. 가격은 대부분 9,900원에서 29,900원 사이. 절묘하게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책정된다. 그리고 놀랍게도

By 주중몽크
무신론자의 부적

무신론자의 부적

친구가 또 아이패드를 샀다. "이번엔 진짜 그림 그릴 거야." 작년 이맘때는 와콤 타블렛이었다. 현대인의 도구 구매를 보면 재밌는 패턴이 있다.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물건은 믿는다. 맥북의 생산성, 몰스킨의 아날로그 감성, 다이슨의 청소 의지. 무신론자의 부적이다. 믿음의 대체재 종교가 약해진 시대, 우리는 다른 곳에서 희망을 찾는다. 교회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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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젠트리피케이션

플랫폼의 젠트리피케이션

처음엔 다들 착했다 유튜브(YouTube)에 광고가 하나도 없던 2005년을 기억하는가? 넷플릭스(Netflix)가 월 9,500원에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보여주던 때는? 우버(Uber)가 택시보다 30% 싸면서도 더 깨끗하고 친절했던 2010년대 초반 말이다. 지금은 어떤가. 유튜브는 15초 광고 2개를 강제로 보여주고, 넷플릭스는 2023년부터 광고 요금제를 도입했고, 우버는 수요에 따라

By 주중몽크
비틱질의 기술

비틱질의 기술

"아 요즘 너무 바빠서 책도 못 읽어요"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를 인용한다. 전형적인 비틱질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가 한다. 단지 들키느냐 안 들키느냐의 차이일 뿐. 비틱질의 본질은 '지위 신호(Status Signaling)'다. 동물행동학에서 가져온 개념이다. 공작새가 꼬리를 펼치듯, 인간도 자기 위치를 알린다. 다만 너무 화려하면 천적에게

By 주중몽크
감정 장사의 계보

감정 장사의 계보

재회 컨설팅에서 디지털 불멸까지. 21세기 비즈니스는 감정을 어떻게 돈으로 바꿀까를 고민한다. 헤어진 연인을 돌아오게 한다는 재회 컨설팅. 죽은 할머니 목소리를 AI로 되살린다는 디지털 불멸. 언뜻 다른 것 같지만 본질은 같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간의 약점을 판다. 이별 거부의 경제학 현대인은 이별을 못 한다. 정확히는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연인과 헤어져도 인스타그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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