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3 속설 7가지, 과학으로 검증해보니

오메가3 속설 7가지, 과학으로 검증해보니
Photo by Aleksander Saks / Unsplash

"비싸면 좋은 거 아냐?" "아마씨 먹으면 되지 않나?" "많이 먹으면 피 안 멈춘다던데?"

오메가3만큼 속설이 많은 영양제도 드물다. 온라인에는 상반된 정보가 넘쳐나고, 제품 광고와 실제 연구 결과는 다르다.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

속설 1: "아마씨, 호두 먹으면 생선오일 안 먹어도 된다"

결론: 거짓

식물성 오메가3(ALA)와 해양성 오메가3(EPA/DHA)는 완전히 다른 물질이다.

우리 몸이 ALA를 EPA로 전환하는 비율은 5-10%에 불과하다. DHA로 전환되는 비율은 0.5-9%다(Burdge & Wootton, 2002). 아마씨 1큰술(7g)에서 실제로 뇌에 도달하는 DHA는 0.01g도 안 된다.

연어 100g에는 EPA+DHA가 약 1.8g 들어있다. 같은 양을 아마씨에서 얻으려면 이론적으로 180g 이상 먹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속설 2: "하루 한 알이면 충분하다"

결론: 거짓

시중 오메가3 제품 대부분이 EPA+DHA 합계 300-500mg이다. 하지만 실제 효과를 확인한 연구들을 보면 최소 1000mg 이상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타났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운동선수에게 하루 약 2g의 EPA+DHA를 권장한다. 일반인도 오메가3 지수 8% 이상 유지하려면 1000-1500mg이 필요하다는 연구가 있다(Dempsey et al. 2023).

13개 연구를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2400mg/day를 4.5주간 섭취했을 때 효과적이었다고 보고됐다.

속설 3: "많이 먹으면 출혈 위험이 높아진다"

결론: 과장된 우려

1970년대 그린란드 이누이트족 연구에서 시작된 속설이다. 당시 이들의 일일 EPA+DHA 섭취량은 15g이었다.

하지만 1500명 이상의 심장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고용량 오메가3(수술 전 최대 10g/day)가 출혈을 증가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수혈 필요성이 감소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EPA+DHA 합계 하루 5g까지 장기간 섭취해도 자발적 출혈이나 출혈 합병증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속설 4: "비싸면 좋은 제품이다"

결론: 관련성 없음

가격과 품질은 별개다. 중요한 건 EPA+DHA 실제 함량과 순도다.

프리미엄 브랜드 중 EPA+DHA 합계가 300mg인 제품이 있는 반면, 저가 브랜드에서 1000mg 넘는 제품도 있다. 포장, 마케팅 비용이 제품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구매 시 확인사항:

  • EPA+DHA 실제 함량 (mg 단위)
  • 제3자 기관 검증 여부
  • 산화 방지 성분 포함 여부
  • 유통기한과 보관 방법

속설 5: "생선 먹으면 영양제 필요없다"

결론: 부분적 거짓

일주일에 생선 2회 섭취하는 사람들의 오메가3 지수가 6% 미만이었다는 연구가 있다. 최적 수준인 8% 달성하려면 주 3회 생선 섭취 + 추가 영양제가 필요했다.

이유는 몇 가지다:

  • 양식 생선의 오메가3 함량이 천연 생선보다 낮음
  • 조리 과정에서 오메가3 일부 손실
  • 개인차에 따른 흡수율 차이

속설 6: "식물성이 동물성보다 안전하다"

결론: 반쪽 진실

해조류 오일은 중금속 오염 위험이 낮다. 하지만 대부분의 "식물성 오메가3" 제품은 아마씨유나 치아시드오일로, EPA/DHA를 직접 공급하지 못한다.

진짜 대안은 미세조류에서 추출한 EPA/DHA다. 혈중 DHA 농도 측정 연구에서 해조류 오일과 생선오일의 효과가 거의 동일했다.

비건이라면 제품 라벨에서 "EPA+DHA from algae" 표기를 확인해야 한다.

속설 7: "모든 오메가3가 똑같다"

결론: 완전히 거짓

EPA와 DHA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

EPA (에이코사펜타엔산)

  • 염증 억제에 특화
  • 심혈관 건강에 중요
  • 운동 후 근육 회복에 도움

DHA (도코사헥사엔산)

  • 뇌 건조중량의 20% 차지
  • 기억, 학습 능력에 중요
  • 시력 건강에 필수

목적에 따라 EPA:DHA 비율이 다른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현실적 선택 기준

일반인: EPA+DHA 합계 1000mg/day, 최소 12주 이상 섭취

운동하는 사람: EPA+DHA 합계 2000mg/day 이상

비건: 해조류 추출 EPA+DHA 확인 필수

임신부: DHA 비중 높은 제품 선택

속설에 휘둘리지 말고 성분표를 보자. 브랜드보다 중요한 건 실제 함량이다.

결국 오메가3도 다른 영양제와 마찬가지다. 만능은 아니지만, 제대로 선택하면 분명한 도움이 된다.

속설들을 다 벗겨내고 나니 오메가3의 민낯이 보인다.

가장 체감하기 쉬운 그룹

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들

근육통 회복 속도 차이를 가장 명확하게 느낀다. 특히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격렬한 운동 후 다음날 몸살 기간이 짧아지는 걸 경험한다.

연구에서도 운동선수들의 크레아틴 키나제(근손상 지표) 수치가 현저히 낮아졌다. "어? 오늘 덜 아프네?" 정도의 체감이다.

기존 염증성 질환이 있는 사람들

류마티스 관절염, 아토피 같은 만성 염증 질환자들이 가장 뚜렷하게 느낀다. 관절 뻣뻣함이 줄어들거나 피부 상태 개선을 경험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의사와 상담 후 고용량(2-3g)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안구건조증이 심한 사람들

DHA가 눈물막 구성에 관여하기 때문에 안구건조증 완화를 체감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것도 몇 주 후부터 서서히 나타난다.

미묘하게 체감하는 그룹

50대 이상 중장년층

기억력이나 집중력에서 미묘한 차이를 느끼는 경우가 있다. "요즘 머리가 좀 더 맑은 것 같다" 정도. 하지만 이건 플라시보 효과와 구분하기 어렵다.

수면의 질이 좋아지는 경우

일부 사람들이 보고하지만 개인차가 크고,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다.

체감하기 어려운 효과들

심혈관 건강 개선

혈압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좋아져도 당사자는 모른다. 건강검진에서나 확인할 수 있다.

혈관 내피 기능 개선

혈류가 좋아져도 일상에서 느끼기 어렵다.

오메가3는 결국 이거다

필수지방산이지만 현실적으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으니 외부에서 공급해야 하는데, 현대 식단으로는 충분량 섭취가 어렵다. 생선을 일주일에 2-3번 먹는 사람도 드물고, 먹는다고 해도 양식 생선이 대부분이라 함량이 낮다.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특정 영역에서는 효과가 확실하다.

염증 억제, 심혈관 건강, 뇌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일관적이다. 하지만 모든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용량과 지속성이 핵심이다.

하루 300-500mg 먹고 "효과 없네" 하는 건 당연하다. 최소 1000mg 이상, 12주 이상 꾸준히 먹어야 의미가 있다. 단기간 고용량보다는 장기간 적정 용량이 낫다.

EPA/DHA 형태여야 의미가 있다.

아마씨, 호두의 ALA는 전환율이 낮아서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생선오일이든 해조류오일이든 EPA/DHA가 직접 들어있는 제품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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