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몽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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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라나다가 혼자 춤추는 법

케이트라나다가 혼자 춤추는 법

케이트라나다(Kaytranada)가 처음으로 혼자 앨범을 냈다. 'Ain't No Damn Way!' 피처링 아티스트가 한 명도 없다. 재밌는 건 타이밍이다. 모두가 콜라보에 목매는 시대에 혼자 서기를 택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feat. 누구누구"가 붙어야 조회수가 나온다고 속삭인다. 스포티파이는 협업 플레이리스트를 권한다. 그런데 케이트라나다는 혼자다. NME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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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건드리면 안 되는 것들: 취향 전쟁의 지뢰밭

인터넷에서 건드리면 안 되는 것들: 취향 전쟁의 지뢰밭

누군가 레딧에 "5만원 와인도 충분히 맛있다"고 썼다가 댓글 300개가 달렸다. 대부분 "와인을 모르시네요"로 시작하는 친절한 교육이었다. 인터넷에서 글 쓰다 보면 깨닫는다. 건드리면 안 되는 성역이 있다는 걸. 종교나 정치 얘기가 아니다. 더 무서운 것. 취향이다.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것들의 목록 1. 와인: 가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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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다들 F1 F1 하는가

왜 갑자기 다들 F1 F1 하는가

카페에서 옆 테이블 대화가 들린다. "주말에 F1 봤어?" 인스타그램엔 모나코 그랑프리 스토리가 넘쳐난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막스 페르스타펜 하이라이트를 추천한다. 이상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F1은 아무도 안 보는 스포츠였다. 케이블 깊숙한 곳에 숨어있던, 유럽 부자들이나 보는 그런 거였다. 그런데 왜 갑자기 20대가 샤를 르클레르를 안다고 하고, 30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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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버그, 시스템이 정답 - 팔굽혀펴기 1개의 철학

목표는 버그, 시스템이 정답 - 팔굽혀펴기 1개의 철학

스콧 애덤스는 목표 설정이 사기라고 주장한다. "10kg 감량" 같은 목표를 세우면 뭔가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지만, 실은 미래의 나에게 숙제를 떠넘긴 것뿐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계속 실패자고, 달성한 순간 목표는 사라진다.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는 평생 실패자로 살다가 잠깐 성공했다가 다시 실패자가 되는 구조 속에 갇혀 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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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쓰레기다 - 36번 실패한 만화가의 고백

열정은 쓰레기다 - 36번 실패한 만화가의 고백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회사원을 그리는 만화가가 있다. 안경 쓴 엔지니어 딜버트는 매일 무능한 상사에게 시달리고, 의미 없는 회의에 참석하며, 영혼 없는 큐비클에서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이 만화를 그리는 스콧 애덤스(Scott Adams)는 정작 이렇게 말한다. "저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36번 사업에 실패한 사람의 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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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사용자 수백 명으로 시작한 레딧

가짜 사용자 수백 명으로 시작한 레딧

2005년 여름, 버지니아 대학 기숙사. 두 명의 컴퓨터 과학도가 음식 주문 앱 아이디어를 들고 보스턴으로 향했다. SMS로 피자를 시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다. 당연히 거절당했다. 그런데 Y Combinator의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이 이상한 제안을 한다. "인터넷의 프론트 페이지를 만들어보는 게 어때?" 12,000달러. 지금 환율로 1,500만원 정도.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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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고기 사이에 숨은 500년의 각주

불과 고기 사이에 숨은 500년의 각주

미국인들이 바베큐를 할 때마다 콜럼버스를 기념하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6세기 카리브해 원주민의 ‘바르바코아’에서 시작된 이 요리법이 지금은 텍사스 남자들의 자존심이 되었으니, 문화 전파라는 게 참 신기하다. 원래 바베큐는 생존 기술이었다. 고기를 오래 보존하려면 훈제를 해야 했고, 나무 구조물 위에서 천천히 익히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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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씹어먹고 나온 사람들

조직을 씹어먹고 나온 사람들

창업가들의 이력서에는 보통 이런 스토리가 숨어 있다. 전 직장에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나왔다는 식으로 포장하지만, 실제로는 그 조직에서 가장 잘 나가던 사람들이다. 실적으로 압도하고, 퍼포먼스로 증명하고, 내부 경쟁에서 이기고.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표를 던진다. 베인 컴퍼니의 탄생이 정확히 이런 케이스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에서 1970년대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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