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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사용자 수백 명으로 시작한 레딧

가짜 사용자 수백 명으로 시작한 레딧

2005년 여름, 버지니아 대학 기숙사. 두 명의 컴퓨터 과학도가 음식 주문 앱 아이디어를 들고 보스턴으로 향했다. SMS로 피자를 시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다. 당연히 거절당했다. 그런데 Y Combinator의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이 이상한 제안을 한다. "인터넷의 프론트 페이지를 만들어보는 게 어때?" 12,000달러. 지금 환율로 1,500만원 정도. 이게

불과 고기 사이에 숨은 500년의 각주

불과 고기 사이에 숨은 500년의 각주

미국인들이 바베큐를 할 때마다 콜럼버스를 기념하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6세기 카리브해 원주민의 ‘바르바코아’에서 시작된 이 요리법이 지금은 텍사스 남자들의 자존심이 되었으니, 문화 전파라는 게 참 신기하다. 원래 바베큐는 생존 기술이었다. 고기를 오래 보존하려면 훈제를 해야 했고, 나무 구조물 위에서 천천히 익히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조직을 씹어먹고 나온 사람들

조직을 씹어먹고 나온 사람들

창업가들의 이력서에는 보통 이런 스토리가 숨어 있다. 전 직장에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나왔다는 식으로 포장하지만, 실제로는 그 조직에서 가장 잘 나가던 사람들이다. 실적으로 압도하고, 퍼포먼스로 증명하고, 내부 경쟁에서 이기고.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표를 던진다. 베인 컴퍼니의 탄생이 정확히 이런 케이스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에서 1970년대 초

플랫폼의 젠트리피케이션

플랫폼의 젠트리피케이션

처음엔 다들 착했다 유튜브(YouTube)에 광고가 하나도 없던 2005년을 기억하는가? 넷플릭스(Netflix)가 월 9,500원에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보여주던 때는? 우버(Uber)가 택시보다 30% 싸면서도 더 깨끗하고 친절했던 2010년대 초반 말이다. 지금은 어떤가. 유튜브는 15초 광고 2개를 강제로 보여주고, 넷플릭스는 2023년부터 광고 요금제를 도입했고, 우버는 수요에 따라

감정 장사의 계보

감정 장사의 계보

재회 컨설팅에서 디지털 불멸까지. 21세기 비즈니스는 감정을 어떻게 돈으로 바꿀까를 고민한다. 헤어진 연인을 돌아오게 한다는 재회 컨설팅. 죽은 할머니 목소리를 AI로 되살린다는 디지털 불멸. 언뜻 다른 것 같지만 본질은 같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간의 약점을 판다. 이별 거부의 경제학 현대인은 이별을 못 한다. 정확히는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연인과 헤어져도 인스타그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