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팀이 '예술품'이 된 시대: 100억 달러 레이커스 매각이 말하는 것
수익률은 뒷전, 자존심이 가격표를 쓴다
며칠 전 LA 레이커스가 100억 달러에 매각되면서 스포츠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고가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불과 몇 달 전 보스턴 셀틱스가 61억 달러로 기록을 세웠는데, 레이커스는 그 기록을 60% 넘게 뛰어넘었다.
이 놀라운 가격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 전 CEO이자 LA 클리퍼스 구단주 스티브 발머는 솔직하게 말했다: "사람들은 수익성 때문에 구단을 사지 않는다. 수익이 더 많았으면 좋겠지만, 결국 사람들이 구단을 사는 이유는 예술품과 같기 때문이다."
숫자로 보는 현실: 투자 논리를 넘어선 가치
발머가 11년 전 클리퍼스를 20억 달러에 인수했을 때도 당시 기록이었다. 하지만 그는 절대 팔지 않겠다고 단언한다. 뉴욕 닉스의 제임스 돌란도 마찬가지다.
흥미로운 건 뉴욕 닉스의 경우다. 포브스 평가에 따르면 닉스는 레이커스나 클리퍼스보다도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다. 그런데 닉스는 상장회사 매디슨 스퀘어 가든 스포츠(MSGS)의 일부로, 누구든 주식을 살 수 있다. 순부채 포함 밸류에이션이 52억 달러에 불과하다.
주주인 보야르 밸류 그룹은 돌란에게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언락하라는 서한을 보냈지만, 돌란의 답변은 명확했다: "'돌란 할인'이 우리가 팔지 않는다는 뜻이라면, 맞다."
2027년, 세금 공제가 온다
상황이 더 흥미로워지는 건 2027년부터다. 새로운 세법이 시행되면 상장회사들은 최고 연봉자 5명의 보상에 대한 세금 공제가 제한된다.
스타 플레이어들을 영입하는 군비경쟁에서 상장 구단들이 불리해지는 것이다. 개인 소유나 사모펀드 소유 구단들은 이런 제약이 없으니까 말이다. 결국 더 많은 구단주들이 매각을 고려하게 될 수도 있다.
상속자들의 다른 선택
레이커스의 지니 버스처럼 가문 경영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구단주의 상속자들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구단 소유의 명성보다는 현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특히 가격이 이렇게 높아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투자 관점에서 본 스포츠팀
보야르는 스포츠팀을 "상장된 컬렉터블"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전통적인 투자 분석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자산이라는 뜻이다.
- 희소성: 각 도시에 하나뿐인 프랜차이즈
- 브랜드 파워: 수십 년간 쌓인 팬층과 충성도
- 독점성: 리그 참여 자격 자체가 진입장벽
- 자존심: 억만장자들의 트로피 자산
미래 전망: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
"억만장자 계층이 계속 존재하고 그들이 자존심을 갖고 있는 한, 이런 트로피 자산들은 계속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보야르의 분석이 핵심이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주요 스포츠팀들의 가치 상승률은 주식시장을 훨씬 웃돌았다. 수익성과는 별개로 부의 상징이자 사회적 지위의 표현으로서 스포츠팀의 가치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
결론: 새로운 자산 클래스의 탄생
스포츠팀 투자는 이제 전통적인 투자 논리를 넘어섰다. 수익률보다는 희소성과 상징성이 가격을 결정하는 새로운 자산 클래스가 된 것이다.
2027년 세법 변경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자존심 경쟁이 가격 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레이커스의 100억 달러 매각은 시작일 뿐일지도 모른다.
"투자의 새로운 패러다임: 수익률이 아닌 자존심이 가격을 매기는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