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스가 이긴 이유

릴스가 이긴 이유
Photo by S O C I A L . C U T / Unsplash

5년 전 메타(Meta)의 릴스(Reels)는 틱톡(TikTok) 짝퉁이었다. 수익은 0원이었다. 지금은 연간 500억 달러를 벌어들인다. 코카콜라와 나이키를 합친 것과 같은 규모다.

2020년 8월, 인스타그램은 릴스를 출시했다. 바이트댄스(ByteDance)의 틱톡이 세상을 집어삼키는 걸 보고 급하게 만든 제품이었다. 결과는 처참했다. 2022년 WSJ 보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유저들은 릴스를 보는 시간이 틱톡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내부 문서는 더 냉정했다. "릴스 참여도가 4주 연속 하락 중이며, 대부분의 릴스 유저는 아무런 참여도 하지 않는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인스타그램은 원래 사진 앱이었다. 친구들과 내가 팔로우하는 크리에이터의 게시물을 보는 곳이었다. 여기에 숏폼 동영상을 끼워넣는 건 쉽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알고리즘이었다. 인스타그램은 '팔로우 그래프'로 작동했다. 내가 팔로우한 사람의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틱톡은 이 공식을 깼다. 팔로우하지 않은 계정의 영상을 보여줬다. 각 영상에 얼마나 머무는지를 보고 취향을 파악했다. 완전히 다른 게임이었다.

인스타그램은 이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했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했다. 크리에이터들에게 돈을 줬다. 사람들이 릴스를 더 많이 보기 시작했다. 알고리즘이 학습했다. 추천이 정교해졌다. 뭔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현재 인스타그램 유저는 하루 평균 27분 동안 릴스를 본다.
유튜브 쇼츠는 21분이다. 틱톡은 여전히 44분으로 1위지만,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28살 크리에이터 브록 존슨(Brock Johnson)의 말이 흥미롭다. "2년 전만 해도 친구들이 릴스를 공유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지금은 매일 릴스를 주고받으며 이야기한다." 변화는 데이터가 아니라 일상에서 느껴진다.

메타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TV로 간다. 아마존 파이어 TV(Fire TV)에 인스타그램을 출시했다. 테스트 단계다. 유튜브가 이미 증명했다. 작년 유튜브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시청되는 TV 제공업체가 됐다. 사람들은 이제 스마트폰보다 TV에서 유튜브를 더 많이 본다. 메타도 이 파이를 원한다.

인스타그램 제품 부사장 테사 라이온스(Tessa Lyons)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화면을 TV에 미러링해서 릴스를 본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Blend'라는 기능을 만들었다. 친구와 내 알고리즘을 섞어서 맞춤 피드를 만든다. TV에서 함께 볼 콘텐츠를 찾기 쉽게 만드는 거다.

릴스의 성공 비결은 AI 추천 시스템이었다.
마크 저커버그는 "AI가 더 높은 품질의, 더 관련성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은 팔로우 그래프의 한계를 인정했다.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을 배웠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구현했다. 시간이 걸렸다. 실패도 많았다. 하지만 결국 작동했다. 500억 달러는 그 결과물이다.

흥미로운 건 타이밍이다. 5년이 걸렸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다. 플랫폼을 바꾸는 데 필요한 시간이었다. 알고리즘이 학습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가 쌓이는 시간이었다. 사람들의 습관이 바뀌는 시간이었다.

인스타그램이 이긴 이유는 단순하다. 포기하지 않았다. 틱톡을 따라하되, 자기 방식으로 풀었다. 그리고 기다렸다. 알고리즘이 충분히 똑똑해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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