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va가 3조원이 된 이유
운동 기록 앱이 어떻게 3조원 기업이 됐을까? 답은 간단하다. 문제를 제대로 정의했기 때문이다.
문제 정의의 차이
대부분은 "운동 기록을 어떻게 더 잘 저장할까"를 고민한다. Strava는 "사람들이 운동을 지속하게 하려면 뭐가 필요할까"를 물었다.
전자는 기능 개선이고, 후자는 행동 변화다. 차원이 다르다.
2025년 5월 Strava는 22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기록했다. 2020년 15억 달러에서 47% 상승. 동시에 Runna와 The Breakaway라는 AI 기반 훈련 앱들을 연이어 인수했다.
숫자만 보면 성장 스토리 같지만, 실제로는 전략의 결과다.
인수의 패턴
Strava의 인수 리스트를 보면 패턴이 명확하다:
- Runna: 러닝 전문 AI 코칭
- The Breakaway: 사이클링 훈련 특화
- Recover Athletics: 부상 예방
- Fatmap: 3D 지도
각각 다른 영역의 베스트 솔루션들이다. 하나씩 모으고 있다.
이건 단순 인수가 아니다. 퍼즐 조각을 맞춰가는 과정이다. 최종 그림은 '운동하는 사람이 필요한 모든 것'이다.
진짜 인사이트
Strava가 발견한 건 이거다: 사람들이 운동을 그만두는 이유는 동기 부족이 아니라 방향성 부족이다.
"오늘 뭘 해야 하지?" "이게 맞나?" "얼마나 발전했지?"
이런 질문들에 답을 못 주면 사람들은 포기한다.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의 문제다.
그래서 Strava는 기록 앱에서 가이드 앱으로 진화했다. AI 코칭, 개인 맞춤 플랜, 실시간 피드백까지. 사용자가 "다음에 뭘 해야 할지" 항상 알 수 있게 만들었다.
네트워크 효과
더 흥미로운 건 커뮤니티 요소다. 1억 5천만 명이 서로의 운동을 보고, 응원하고, 경쟁한다.
이게 핵심이다. 개인의 운동을 사회적 활동으로 바꾼 것이다. 혼자 하는 운동은 쉽게 포기하지만, 누군가 지켜보는 운동은 지속성이 다르다.
페이스북이 소셜 네트워크라면, Strava는 피트니스 네트워크다. 사람들이 운동으로 연결된다.
데이터의 복리 효과
1억 5천만 명의 운동 데이터가 매일 쌓인다. 이 데이터로 AI가 학습하고, 더 정확한 코칭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많을수록 서비스가 좋아진다.
이게 복리 효과다.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벌어진다. 새로운 경쟁자가 똑같은 기능을 만들어도 데이터가 없으면 의미없다.
Netflix가 시청 데이터로 콘텐츠를 추천하듯, Strava는 운동 데이터로 훈련을 추천한다. 그리고 이 데이터는 대체할 수 없다.
플랫폼의 진화
Strava는 이제 단일 앱이 아니다. 피트니스 생태계다.
사용자는 Strava에서 운동을 계획하고, 기록하고, 분석하고, 공유한다. 다른 앱을 쓸 이유가 없어진다. 이게 진짜 플랫폼이다.
Apple이 하드웨어로 시작해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만들었듯, Strava는 운동 기록으로 시작해서 피트니스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경쟁 환경
Apple Fitness+, Garmin, Nike 모두 비슷한 방향으로 간다. 하지만 시작점이 다르다.
- Apple: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 Garmin: 전문가용에서 대중용으로
- Nike: 브랜드에서 서비스로
Strava: 커뮤니티에서 플랫폼으로
각자 다른 DNA를 갖고 있다. Strava의 강점은 처음부터 소셜 기반으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미래 예측
앞으로 Strava는 더 많은 전문 앱들을 인수할 것이다. 각 운동 종목별로 베스트 솔루션을 모아서 통합 플랫폼을 완성하는 게 목표다.
그리고 기업 웰니스 시장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 개인용에서 B2B로. 이미 충분한 데이터와 노하우가 있다.
핵심 교훈
Strava의 성공에서 배울 점은 이거다:
기능이 아니라 행동에 집중하라. 사용자가 원하는 건 더 나은 앱이 아니라 더 나은 결과다.
그리고 네트워크 효과를 설계하라. 사용자가 많을수록 가치가 증가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데이터의 복리 효과를 활용하라.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우위가 강화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3조원은 결과일 뿐이다. 진짜 가치는 이런 원칙들을 제대로 실행했다는 데 있다.